왕자 호동의 설화와 발레가 만나면 어떤 작품이 탄생할까. 국립발레단이 한국 문화의 세계화 모범 사례로 제시할 발레 <왕자 호동>을 선보인다. 국가, 전쟁, 사랑, 배신, 죽음, 윤회, 주술을 테마를 가진 고전적 텍스트는 2막 12장의 화려하고 웅장한 발레 작품으로 탄생했다.

극적인 스토리를 가진 왕자 호동은 특히 낙랑으로 대표되는 한족과 고구려족 간의 갈등을 신기 쟁탈의 화소(話素)의 원형에 넣어 형상화하고 있다. 이 점이 발레 작품으로 구성해도 충분하다는 확신을 심어주고 있는 것.

사실 <왕자 호동>은 이미 1988년에 임성남의 안무로 태어났다. 그리고 다시금 2009년, 공연예술계 드림팀이 이 작품을 위해 뭉쳤다. 최태지가 국립발레단의 수장으로 돌아와 한국을 대표할 창작 작품으로 이 작품을 지목했다. 웅장한 무대 연출로 정평이 난 국수호가 예술총감독을 맡고 떠오르는 마에스트로 조석연이 음악을 위해 지휘봉을 잡았다.

"왕자 호동의 춤은 의도적으로 한국적인 춤동작, 호흡을 사용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의 문화환경에 익숙한 내가 어떤 장르를 작품화하더라도 나의 내면에 담겨있는 한국적인 정체성이 있을 때 그것은 구태여 한국적인 형식을 취하지 않더라고 그것은 충분히 한국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안무가 문병남은 한국적 춤사위에 대해 정의하고 있다.

호동과 낙랑공주 커플들에 대한 궁금증도 밀려들고 있다. 이번 작품으로 전막 주역으로 데뷔하는 발레리나 박세은의 무대가 특히 이목을 끈다. 11월 18일부터 22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T. 02-587-6181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