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미술의 하모니] (21) 워홀과 번스타인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와 '팝아트'로 미국 대표 아티스트로 우뚝

앤디워홀 자화상
앤디 워홀과 레너드 은 미술과 음악에서 전통예술과 대중예술의 경계를 무너뜨린 시도로 생전에 큰 성공을 거둔 아티스트다. 은 어렸을 적 재즈밴드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었는데 이후 클래식 지휘자로서 큰 명성을 날린다. 지휘자 이외에도 그는 피아니스트, 지도자, 또 작곡가로서 그 명성을 이어간다.

작곡가로서 은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판으로 각색한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작곡한다. 그리고 이 작품은 그의 가장 유명한 대표작이 된다. 이 작품에서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뉴욕 맨해튼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젊은 남녀의 스토리를 통해 재탄생된다. 그리고 이 작품에는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에 온 이민자들의 애환이 .

정통 클래식 지휘자였던 은 대중예술인 뮤지컬을 작곡하고 직접 지휘하며 전통예술과 대중예술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데 성공한다. 그는 이 외에도 여러 작품을 작곡하는데 재즈와 팝적인 성향을 클래식에 가미시켜 전통과 대중음악의 화합적 만남을 만들어낸다. 은 이렇듯 대중음악 시장에 깊숙이 파고들며 음악 소비시장을 활성화시켰다.

같은 시기, 미술 분야에서는 팝과 예술을 혼합시키는 팝 아트라는 장르가 만들어졌다. 그 중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작가는 바로 앤디 워홀이다. 워홀은 상업미술가라는 커리어를 시작으로 I Miller 제화에서는 신발을 일러스트하고 RCA에서는 음반의 표지를 디자인했다. 상업미술에서 인정받는 위치에 올라선 워홀은 이제 순수미술로의 전환을 시도한다. 그리고 그는 <마릴린 먼로 두 폭>과 <100개의 수프 깡통>, <100개의 코카콜라 병>등을 전시한다.

그의 작품들은 센세이션 그 자체였다. 예술의 주제로서 절대 적합하게 생각되지 않았던 일상용품을 작품 소재로 삼다니. 그것도 슈퍼마켓에서 흔히 구입할 수 있는 수프깡통, 콜라 병이라니. 워홀은 콜라 병을 주제로 한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앤디워홀 팩토리 전시회 마릴린 먼로2
"미국이 정말 대단한 이유는 부자와 가난한 자가 본질적으로 똑같은 물건을 구매하는 관례를 시작했다는 점에 있다. TV를 보다가 코카콜라를 보면 당신은, 대통령도 코카콜라를 마시고, 엘리자베스 테일러도 코카콜라를 마시고, 당신도 코카콜라를 마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콜라는 콜라일 뿐이다. 돈이 많다고 길모퉁이의 부랑자보다 좋은 콜라를 살 수는 없다. 모든 콜라는 다 똑같고 콜라는 다 맛있다. 그것은 엘리자베스 테일러도 알고, 대통령도 알고, 부랑자도 알며, 당신도 안다."

이렇듯 워홀은 대량생산에 따른 상업주의적 사회의 모습을 그의 작품에 투영한다. 그리고 그의 작품은 대중 심리를 관통한다. 워홀의 예술적 가치는 가장 상업적인 것, 가장 대중적인 것 그리고 이를 대변하는 문화, 가장 미국적인 것에 있었던 것이다.

역시 워홀과 마찬가지로 대중을 파고든 음악가다. 그의 지휘는 전통 지휘자들과는 달랐다. 그는 근엄하고 진지한 기존 지휘자들과는 달리 무대에서 춤추고 기뻐 날뛰며 모든 감정을 몸으로 드러냈다. 그는 관중과 대화했고 관중을 이해시켰다. 또한 그는 콘서트홀에 머물지 않고 TV속으로 뛰어들었다. TV라는 매스미디어를 통해 대중과 접하고 친분을 쌓았다. 은 더 이상 어렵고 다가가기 힘든 전통 예술가가 아니었다. 대중 속에 파고들어 대중을 이해하며 대중과 함께 숨쉰 '스타'였다.

앤디워홀과 은 미국을 대표하는 가장 미국적인 아티스트다. 그들은 각각 체코슬로바키아와 러시아의 이민자 2세로 태어났다. 각개 각국의 인종들이 모여 여러 문화가 혼합되어 독창성으로 재탄생된 미국 문화 속에서 이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어내며 미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우뚝 서게 된다.

은 거쉬윈, 코플랜드, 아이브와 같은 미국 작곡가들의 곡을 자주 연주하면서 그들의 음악을 널리 알리는 데 힘썼다. 워홀 역시 미국 흑인 화가 바스키아의 활동을 돕고 오랜 친분을 유지했다. 워홀이 죽은 뒤 슬픔에 젖은 바스키아가 마약에 의존하는 빈도수가 높아져 곧 사망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얘기다. 이 둘의 깊은 친분관계로 인해 일부에서는 그 둘을 동성애 관계로 의심하기도 한다.

앤디워홀의 롤링스톤즈의 'Sticky Finger's' CD커버
워홀은 잘 알려진 동성애자였다. 에로틱한 남성누드를 소재로 한 그의 작품에서 그의 동성애적 경향을 엿 볼 수 있다. 역시 잘 알려진 동성애자였는데 일부는 그를 양성애자일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아마도 그가 결혼을 하고 아이도 있었다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1971년, 아내와 이혼하고 애인 톰과 동거한 그는 분명 동성애자였다고 한다.

클래식 음악가로 클래식을 지휘하고 뮤지컬이라는 대중음악 장르를 작곡하며 로큰롤을 좋아했고 TV 에 출연해 클래식의 대중화에 앞장섰던 레너드 . 상업미술로 시작, 순수미술과의 접점을 찾고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코카콜라와 같은 주제들과 할리우드 스타들의 이미지를 예술로 승화시켜 예술의 가치를 재명하게 했던 앤디 워홀.

"예술가란 사람들에게 필요하지 않는 것을 만드는 사람이다. 하지만 예술가는 어떤 이유에선지 그것을 사람들에게 주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라는 워홀의 말 안에서 진정 예술이 가져야 할 덕목은 무엇일까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번스타인
웨스트 사이드 (West Side Story) 1961│감독 : 제롬 로빈스, 로버트 와이즈

노엘라 바이올리니스트 음악 칼럼니스트 violinoella@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