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만 명 이상의 전 세계 관객을 끌어들이는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바그네리안'으로 불리는 바그너 열성팬들은 기대와 환호 속에서 세계 최고의 바그너 스페셜리스트를 이 축제에서 만날 수 있다. 그 중 한 명이 한국 출신의 성악가 연광철이다.

1996년 데뷔 후, 14년째 대표적인 '바그너 가수'로 이름을 떨치는 그는 올해만 <니벨룽의 반지>의 파졸트, 훈딩 역할과 <파르지팔>의 구르네만츠 역할을 동시에 해냈다.

올해도 페스티벌뿐 아니라 뉴욕 메트로폴리탄과 밀라노 라 스칼라 등 세계 각지에서 여전히 뛰어난 역량을 펼쳐오고 있다. '현존하는 위대한 50인의 성악가'로 꼽히는 그가 한국에 온다.

슈베르트의 3대 가곡집 중 하나인 <겨울나그네>가 이번에 그가 선보일 레퍼토리다. 전곡 24곡으로 구성된 가곡은 슈베르트의 아름다움 선율과 순수함, 절망 등이 망라된 드라마틱한 정서를 담고 있다. 이번 공연이 더욱 각별한 이유는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피아노 반주를 맡는다는 점이다. 메조 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 내한공연 당시 피아노 반주를 한 이후 3년 만이다.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바스티유 오페라단에서 고별공연을 하던 1994년, <시몬 보카네그라>에서 무명의 베이스와 오페라단의 마에스트로로 호흡을 맞췄던 그들의 인연이 16년 만에 한국에서의 만남으로 이어졌다. 12월 2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T. 02-547-5694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