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아르코 챌린지 프로그램 선정작. 원작은 스페인 희곡 작가 안토니오 부에로 바예호의 처녀작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다. 원작자는 스페인 독재 기간과 그 이후의 문제들을 공통적 주제로 삼았고 국가연극상, 마리아 롤란드상 등을 여러 차례 수상한 바 있다.

작품은 맹인학교 내에서의 충돌을 소재로 한다. 자신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주인공 기로와 자신의 삶을 저주하는 전학생 시우의 갈등이 주된 내용. 시우의 전학으로 인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많은 학생들은 동요하기 시작한다.

극단적인 대립 상태에 있는 두 인물의 갈등은 작품의 메시지에 집중할 수 있게끔 만든다. 또한 서로 다름을 존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잣대로 '틀리다' 판단하는 요즘 세태를 비판한다. 작품은 이러한 인간의 이기적 관점이 시각을 잃은 이나 잃지 않은 이 모두에게 존재한다는 것을 일깨운다. 이처럼 시각의 부재와 상관없는 소통의 어긋남은 작품의 전반을 지배한다.

원작은 스페인 내전에 영향을 받았으나 특별한 시대나 나이, 지역이 설정되지 않은 원작의 특성상, 대한민국을 무대로 세울 수 있게 됐다. 즉, 모든 것을 자신의 관점으로 해석하는 인간의 '맹목'은 국적과 시간을 초월한다는 것. 2009년 초연 당시에는 원작의 정치적 메시지가 한국의 정치적 현실과 맞물려 의도치 않게 작품이 정치적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1월 7일부터 1월 15일까지. 아르코 예술극장 소극장. 02) 3673-5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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