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가 오태석이 고전 <이춘풍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각색한 작품. 1976년 초연됐으며, 발전을 거듭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초연 이후 한 번도 같은 레퍼토리로 공연된 적이 없었던 만큼 실험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은 2009년 12월 공연에 이어 5일간 연극 <분장실>과 함께 무대에 올려진다. 외국 작품을 번역해 상연하는 경우가 많은 요즘 공연계에서 한국 고전을 다루었다는 데 있어 더욱 의의가 있다.

한량 남편 춘풍을 찾아 나선 춘풍의 처(妻)가 이 작품의 주인공. 춘풍을 찾으러 가는 길에 겪는 에피소드가 극의 중심을 이룬다. 춘풍의 처는 팔순 노모를 살리기 위해 더덕을 구하려는 형제 이지와 덕중의 도움으로 평양까지 가게 되지만, 남편은 기생 추월과 이미 정을 나눈 사이. 울화가 치밀어 추월과 싸우다 낙반하는 등 남편을 만나기 위한 그의 우여곡절을 담고 있다.

이번 공연은 3.4조, 4.4조의 운율에 매우 충실하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 전통탈춤과 꼭두각시 놀음, 우리 소리를 맘껏 뽐내는 배우들의 모습 역시 특징적이다. 익살과 해학, 풍자가 가득한 폭로는 공연 내내 관객들의 흥을 돋운다. 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유희적인 몸짓은 한국 전통 공연 특유의 색깔을 드러낸다. 2월2일부터 2월7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02) 745-3966~7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