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을 사랑하는 남성, 유망한 예술가인 동시에 창작의 고통 속에서 허우적대던 고독한 인간. 차이코프스키, 자아는 분열된 두 개로 존재했지만 그는 누구보다 외로웠던 예술가로 기억된다.

죽음마저도 동성애로 인한 자살이냐, 타살이냐를 둘러싸고 여전히 미궁에 싸여 있지만 미스터리한 그의 삶과 죽음은 보리스 에이프만의 발레로 이토록 아름답게 태어났다.

보리스 에이프만의 발레 <차이코프스키>는 마치 잘 짜인 연극을 보는 듯하다. 치밀한 스토리 텔링과 스펙타클한 무대와 감정을 섬세하게 머금은 몸 동작은 드라마틱 발레의 최고라 불릴 만하다. 차이코프스키의 자아가 두 개로 나뉘어 서로를 강하게 부여잡고 반대로 거칠게 밀어내는 2인무는 특히나 인상적이다. 한국에서도 이미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이 작품을 국립발레단이 올린다.

보리스 에이프만에게 러시아의 토니상으로 불리는 황금마스크상을 안겨준 <차이코프스키>에는 국립발레단의 김현웅, 박기현, 윤혜진, 유난희, 정영재, 김리회 등이 출연한다. 2월 4일부터 2월 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T. 02-587-6181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