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시조 주몽이 브라운관에서 환생한 것이 벌써 3년 전이다. 이번엔 주몽의 어머니 '유화(버들)'가 무용 공연으로 태어났다.

유화는 햇빛을 받고 아들 주몽을 임신해, 알로 낳았다는 설화로 전해진다. 드라마 주몽이 그의 시선으로 고구려 건국과정을 담았다면, 무용 <물의 궁>은 유화 부인의 시선으로 '여자의 인생'을 통찰한다.

해모수와 유화의 사랑으로 시작되는 무용은 현대와 과거를 넘나든다. 해모수에 버림받은 유화 부인은, 남성의 여성 편력과 여성에게 고스란히 남는 임신의 책임이라는 현실과 대치된다.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라도 뿌리를 내리는 것이 버들의 습성이다. 연약해 보이지만 강한 생명력을 가진 이것은, 강인한 '미혼모'로서의 유화를, 나아가 한국 여성들을 상징한다고 안무가는 해석한다. 이를 통해 한국 여성들에게 '인생'앞에서 좀 더 당당해질 것을 주문하고 있다.

2002년 '젊은 춤 안무가 전' 최우수상을 받은 박은성 안무가의 공연으로, 박은성을 비롯해 이지희, 전혁진, 민희은, 이준욱, 한선비 등이 출연한다. 3월 12일부터 13일일 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T. 02-589-1002/1066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