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과는 또 다른 '한국적인 비디오 아트의 대부'라 일컬어지는 박현기는 1974년, 백남준의 작품을 통해 비디오에 관심을 갖고 입문한다. 백남준에 의해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그가 펼쳐낸 비디오 아트의 세계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서구의 비디오 아트가 테크놀로지와 기계 자체에 집중한다면 박현기는 비디오라는 새로운 매체와 기술을 동양적 정신문화를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해석했다.
박현기가 사용한 비디오는 탈테크놀로지적인 정서를 기반으로 서구과학의 한계를 지적하는 도구로 활용되었고, 동시에 정적이고 관념적인 작업으로 풀어내는 매개체로 보여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제 15회 상파울로 비엔날레에서 선보였던 물이 담긴 영상이 있는 모니터를 들고 기울이는 각도에 따라 물의 기울기가 달라 보이는 상황을 연출한 <물기울기> 퍼포먼스를 비롯해 돌과 철판을 소재로 시소를 만들고 그 한쪽에 돌의 영상을 담은 TV 모니터를 얹어놓은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