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낭콩'
국내외에서 10여 차례 개인전을 열었으며,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동양화과 교수로 재직 중인 김진관 교수의 초대전.

이번 전시에서는 바삐 사는 현대인들에게 느린 삶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소슬하고 소박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은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우리 곁에서 호흡하며 같이 살아가지만 너무 흔해 그 존재를 잊고 사는 세계에 주목한다.

그 중 하나쯤 없어진들 우리 삶에 커다란 영향을 없을 것 같은 존재들이지만, 그 소소하고 미미한 존재들 또한 그 나름의 사명과 소명으로 우주의 일부분을 이루고 있으며, 우주도 이 작은 존재들이 있으므로 존재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리고 그의 작품에는 콩이나 팥, 호두, 들풀, 벼, 잠자리 따위의 작고 사소한 생명들이 화폭의 어느 한 켠을 차지하고 있을 뿐,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장식적인 화려함을 배제한 채 그저 담담하게 사물들을 표현하는 그의 화면에서는 여백 자체가 적막하고 쓸쓸한 감성을 드러내며, 작가는 그리지 않음을 통해 그려진 것 이외의 것을, 보이는 것 너머의 또 다른 감성을 표출해낸다.

'생생지리'
또한 작품의 소재로 등장하는 작고 미약한 생명이 갖고 있는 자신만의 이야기들은 작지만 강한 어조로 생명의 원리와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3월17일부터 3월27일까지. 장은선 갤러리. 02) 730-3533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