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 바우쉬는 떠났지만 그녀의 예술혼은 여전히 남아 조용히 타오른다.

생전에도 각별한 인연을 과시하던 한국 무대에 피나 바우쉬의 대표작 두 편이 오른다.

영화 <그녀에게> 오프닝 장면으로도 사용되었던 <카페 뮐러>(1978년 작)와 1979년 한국과의 첫 인연을 맺은 <봄의 제전>(1975년 작)이 그것이다.

전작은 피나 바우쉬가 직접 출연했던 몇 안 되는 작품 중 하나다. 피나 바우쉬의 유년 시절이 담긴 자전적인 내용이기도 하지만 안무가 변모해가는 과정이 담겨 그녀의 무용단 탄츠테아터에도 의미가 있는 작품. 고뇌와 음울함으로 가득 찬 작품은 전후 독일의 황폐한 사회상도 짙게 배어 있다.

"20세기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버전의 '봄의 제전'을 보았지만 확실히 피나 바우쉬의 것만큼 강렬한 작품은 없었다."(영국 The Times) 20세기 음악과 무용의 혁신으로 불렸던 <봄의 제전>은 1913년 스트라빈스키의 음악과 니진스키의 안무로 초연되었지만 여전히 무용계의 '에베레스트'에 비유될 만큼 난해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극도의 광기와 공포 속에서 흐르는 에로티시즘은 강렬한 인상을 준다. 3월 18일부터 21일까지, LG아트센터 T. 02-2005-0114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