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두렵니'
2009년 신진작가 공모에 선정된 박지선의 개인전.

서울예술고, 이화여대에서 회화, 판화를 전공한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그린다는 의미를 넘어서 써내려 가는 드로잉을 통해 여성작가 특유의 섬세한 감정의 이야기들을 은밀히 풀어낸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의 시작은 일기장에 끄적거리던 낙서와 같은 드로잉에서였다고 말한다.

자신의 감정과 이야기가 글로 쓴 일기보다 일기 옆의 낙서에 더 잘 나타나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래서 그것을 작업으로 발전시키기 시작한 것.

그는 자신의 작품은 개인의 이야기를 담은 일기이며, 그 표현언어는 자동기술적으로 발생되는 이미지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문자를 적을 때 이번엔 가로획을 긋고 글자의 간격은 이 정도가 적당하겠다는 등의 의식 없이 기록하는 내용에 집중하고 글을 적어 내려가는 것처럼, 작가의 드로잉은 감정에 집중한 채 자신의 이야기를 이미지로 적어 내려가는 '쓰여진 이미지(written image)'인 것이다.

기호화된 이미지로 이루어진 화면에서 관객들은 각자의 경험, 현재의 상황 그리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제각각 다른 이야기들을 찾아가게 된다. 4월2일부터 4월20일까지. 화봉 갤러리. 02) 737-0057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