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2010년'
구원을 표방하는 종교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과 문명을 앓는 현대인 전체의 상황을 함축한 '시간' 이라는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전시.

기독교 도상학에서 십자가는 수난과 부활, 구원의 상징이었지만 박상희의 작품에서 도상들은 과거란 시간을 현재로 호출하는 요소로 차용된다.

즉 인간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예수가 남긴 에피소드, 그 에피소드를 현실 속에서 느끼도록 만드는 강한 흡인력을 지닌 상징물들을 견인해냄으로써 그는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을 하나의 오브제로서 재생하고 있는 것이다.

박상희가 추구하고 있는 오브제로서의 시간은 시간을 장소로부터 떼어내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즉 비가시적인 시간을 가시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해 그는 시간을 하나의 오브제로 파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재하는 오브제를 통해 시간을 압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 시간은 비가역적(非可逆的)인 것이 아니라 이탈과 비약을 통해 원래 상태로부터 분리된다. 이 분리과정에서 예술가 특유의 몽상이 개입한다.

몽상의 결과는 특정한 대상을 지시, 암시, 은유하는 형상을 빌어 나타나기도 하지만 초현실적 방법을 통해 현실을 가공하기도 한다. 4월14일부터 4월27일까지. 갤러리그림손. 02) 733-1045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