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에서 30년째 작품 활동을 하고 김휘부 작가의 전시가 인사동 장은선갤러리에서 열린다.

홍익대 63학번인 작가는 회화 건축가답게 캔버스가 아닌 오래 된 나무판 위에 시멘트, 에폭시, 물감, 기름 등을 평면 위에서 여러 요소들로 조합한다.

독특하게 어우러지면서도 대비를 이루는 면과 색채, 소재들은 역동적이면서도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를 이룬다.

이러한 구성은 도표, 건축 투시도, 지도, 심지어 보드게임 판을 연상하게 한다. 또한 집이나 다른 건물들로 추측되는 형상들이 수평선 위에, 또는 그림 모서리에 위치하여 공백이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다채롭고 대기와 같은 넓은 공간을 풍경처럼 만들어 준다.

그의 작품에서 주목되는 것은 회화 구성물에 담은 세월과 침식이라는 특성인데 이는 작품에 담긴 지질학적, 생물학적, 건축학적 자료들을 구체화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현실세계에서 소재를 가져오는 만큼 예술적 소재를 풍부하게 담는다.

또한 사용된 소재와 그로 인한 감촉을 생각하면 그가 자신의 작품이 현실세계의 일부가 되도록 만든 것임을 알 수 있다. 그의 작품은 그저 형태로 표현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사는 공간에 자신만의 자리를 요구하는 물체로 거듭난다.

이번 전시에서는 미니멀리즘에서 표현주의, 개념주의에서 초현실주의까지 추상미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신작 Geo 시리즈 20여 점이 선보인다. 4월 12일부터 4월 24일까지. 02)730-3533.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