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생활의 중도'
1990년 미술대학 교수 자리를 훌쩍 버리고 혼자 서귀포로 들어간 작가 이왈종의 개인전.

작가는 색을 칠하는 것만이 아니라, 색을 칠하고, 긁어내고 다시 표면을 입히면서 마티에르를 만들어낸다.

그렇게 만들어진 그의 작품 속에서 현대라는 시간이 만든 '불안'은 찾아보기 어렵다. 세간의 온갖 욕망이나 허황된 권위도 그의 작품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이왈종의 작품은 두꺼운 장지에 아크릴 물감, 종이로 부조를 만들거나 목재를 직접 자르고 파내서 채색하여 만든 것 등 다양하다. 미술평론가 오광수는 '이왈종은 평면회화에 머물지 않고 부조, 목조, 도자 등 다양한 영역으로 자기세계를 펼쳐나간다. 특히 근래에 와서 그가 집중적으로 구현하는 장르는 목조라 할 수 있다.

나무를 깎아 갖가지 형상을 아로새기는 목각의 조각은 우리의 전통적인 목각조각과 연계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그 내용에 있어선 그 독자의 영상체계로 채워져 있다.'라고 이번 전시를 평했다.

그의 작품 제목이 '생활의 중도'인 것을 감안해 전시를 둘러본다면 그가 추구하고 있는 작품세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격의 없는 색의 운영과 형태 그리고 여러 시점이 뒤섞여 활발하게 만들어진 화면을 주목해 보면 좋을 것이다. 4월 14일부터 4월 27일까지. 노화랑. 02) 732-3558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