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위대한 러시아 피아니스트들의 진정한 계승자가 나타났다." 클래식 평론지 그라모폰의 이 같은 선언과 함께 등장한 이는 보리스 베레조프스키다.

현시대 위대한 피아니스트들이 가진 엄청난 파워와 눈부신 기교를 겸비한 그는 섬세한 감수성마저 가지고 있다.

그의 무시무시한 괴력은 지난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의 공연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하던 중, 그의 강력한 터치에 피아노 줄이 끊어져 버렸다. 그가 다시 한국을 찾는다.

2002년 이후 그의 내한공연은 7번째. 1-2년마다 한국 무대를 찾았던 그가 이번엔 리스트와 쇼팽의 음악으로 찾아온다. '뜨거운 초콜릿을 얹은 차가운 선데 아이스크림'이라는 해외 언론의 비유처럼 베레조프스키의 뜨거운 열정과 차가운 냉철함은 건반 위에서 '놀이를 하듯'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넘나든다. 그가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쇼팽 탄생 200주년을 맞아 그가 택한 쇼팽의 곡은 바르카롤(barcarolle, 뱃노래), 스케르초 No.3, 폴로네즈 환타지, 왈츠 中 5곡 등이다.

이 중 쇼팽 작품의 정점이라 불리는 바르카롤의 연주가 특히 기대를 모은다. 베레조프스키의 통찰력은 건반 위의 쇼팽을 어떻게 재구성해낼까. 4월 2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T. 02-541-3183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