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유주희 작품의 전체적인 인상은 검은색과 하얀색의 이중주라고 할 수 있다.

흑백이라는 이원적인 색채이미지를 조형적인 기반으로 다양한 변주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정신과 감정을 고조시켜 생기 넘치는 화면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는 지극히 단순한 붓질의 결과물로, 보는 이들에게 눈에 잡히는 이미지가 없어 이해하기 힘들다. 그렇지만, 정해진 형태를 구축해 가는 기존의 사유의 구속에서 자유로워진다는 점에서 독특한 체험이 될 수 있다.

횡적인 붓질의 반복이 여러 차례 계속되다가 어느 순간에 작업을 끝내는 것으로 완성되어 단지 붓질의 반복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표정이 만들어질 뿐이다. 그러기에 처음 붓질의 시작단계부터 마지막 붓을 놓을 때까지의 전 과정이 작품의 성격을 결정지을 따름이다.

지극히 단순할 수도 있는 반복적인 붓질은 작가의 신체적인 힘과 호흡, 그리고 감정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감정을 조절하고 신체적인 힘을 적절히 통제하며 호흡의 균일성을 유지하는 것이 작업의 관건이 되며, 그 결과물로서의 표현적인 이미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5월 3일부터 5월 31일까지 대구 한기숙 갤러리에서. (053)422-5560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