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의 '사연 많은 도시'
2010년 살롱 드 에이치가 마련한 신진작가 전시.

전시명인 ZERO IN은 사격 용어로서, 목표를 겨냥하면서 조준기를 조정하고 총구를 표적의 중심으로 맞춘다는 의미로, 젊은 아티스트들의 적극적 태도와 의지를 나타낸다.

이번 전시에는 6명의 젊은 작가, 김용관, 류정민, 박자현, 서상익, 이보람, 이윤희가 참여한다.

김용관은 확정적인 논리 구조의 모순을 드러내기 위한 방법을 탐구하며, 박자현은 수많은 점을 찍어 비정규 노동자와 일상인의 모습을 그려낸다. 여기서 작가가 점을 찍어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치유'라기보다는 불안에 대한 방어기제로 실행되는 행위이다.

류정민은 평범해 보이는 풍경 사진들을 작가의 기억을 거쳐 생경한 풍경으로 새롭게 재구성하며, 서상익은 자신의 일상에 상상 속의 인물, 사건들을 배치함으로써 두 가지 공간이 경계점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진정한 일상을 보여주고자 한다.

전쟁과 테러로 처참해진 희생자들의 모습을 그리는 이보람은 수많은 미디어 매체로 인해 가벼워진 현대인들의 죄의식에 대해 짚어내며, 이윤희는 조각을 통해 동양에서 기원과 숭상의 대상으로 여겨졌던 탑의 형상을 끌어온다. 더불어 사람들의 바람과 기도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혼재된 욕망들이 기념비처럼 쌓아 올려진다.

이렇게 실존하지 않는 이미지는 잡히지 않는 욕망의 단면들을 더욱 확대시킨다. 4월15일부터 5월15일까지. 살롱 드 에이치. 02) 546-0853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