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INITY 0907'
'말할 수 없지만, 말할 수 없기에 그릴 수밖에 없음'의 개별적인 체험의 장면들을 한지와 아크릴, 먹, 유화물감으로 그려낸 정진용 작가의 개인전.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DIVINITY 연작 4점과 DOUBT 평면 설치 1점이 선보인다.

이번 개인전에서 개별작품들은 <창세기 GENESIS>라는 명제를 부여한 제3의 공간으로 재구성되어, 작가적인 체험, 즉 감각적이고 정서적인 감흥을 전달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차원을 넘어선다.

정진용은 우리로 하여금 자신의 예술적 가상공간 안에서 창세기(GENESIS)부터 전해오는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호기심과 의심, 그리고 보려는 욕망, 이것들이 이루어낸 인간의 역사, 그리고 역사 안에서 재현된 신성에 대한 의심과 회의라는 작가의 비판적 문제의식을 공유하도록 한다.

작가는 시각적 가상들의 만연으로 아우라의 몰락을 경험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아우라를 되살리기 위한 시각적 가상을 만들어왔다.

자신에게 신성스러움으로 다가오는 대상에 대한 애지자적 탐구와 인간화된 신성을 복원시키려는 예술가적 노정을 감각을 일깨우는 형상과 형상을 통한 사유라는 동양화의 명제 속에서 풀어내왔다.

그는 동서양의 고궁과 성당에서 도시 풍경의 시각적 스펙터클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의 인공건축물이 자신에게 전율로 이어지는 아우라의 경험을 특유의 섬세한 필치로 화면에 담는다.

관람객들은 그의 가상 앞에서 잡히지 않는 저 멀리 유일한 존재를 잡으려는 인간적 욕망을 드러내며 다가갈수록 욕망의 대상이 사라져버림을 체험하게 된다. 4월19일부터 4월30일까지. CSP111ArtSpace. 02) 3143-0121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