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at a rental place'
사라짐, 혹은 상실의 기록을 해왔던 문명기 작가의 투발루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인 이 전시는 달이 지구로 추락한 후에 일들을 상상한 모티브로 출발한다.

이 이야기는 투발루 체류동안의 개인적 경험과 도시의 사회적 환경 안에서 경험하게 되는 여러 사건들과 결합되면서 서사구조를 벗어난 파편적 구조를 갖게 된다.

상실과 사라짐의 기록, 이것은 곧 확실하지만 믿고 싶지 않는 또는 앞으로 벌어질 불안과 공포의 자극인 것이다. '우리는 과거를 잊지 만 과거는 우리를 잊지 않는다.'는 영화 대사처럼 현재는 무슨 일이 벌어질 것처럼 불안한 상태로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불안의식이 끝난 순간에도 삶 역시 지속된다.

현대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을 떠나 우주에 어떤 별에 다시 정착해야 되는 날이 올 것인가? 아니면 신에 심판을 기다리며 열심히 기도를 해야 되는 것인가? 이도 아니면 현재에 환경운동을 전 세계에 강압을 통해 벌여야 하는 것인가?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우리는 모두 떠나야 할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미래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이라는 것뿐이다.

투발루 장기 프로젝트는 오지 않는 시간, 그 보이지 않는 투명한 연결고리를 통해 자각하고 기록되고 있는 현재에 장치이길 바란다고 작가는 말한다. 5월11일부터 5월21일까지. 갤러리 쿤스트독. 02) 722-8897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