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민과 인화 두 남녀를 통해 현대인의 소외와 고독, 성적인 욕망과 종속적인 미시권력의 문제를 탐구하고 있는 작품.

현대인의 소외와 고독이라 해도 인간이 지닌 막연하면서도 근원적인 소외와 고독을 그린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철저히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사회 속에서 형성된 것이다. 이 종속관계를 극복하는 하나의 매개체가 바로 극중극 형식으로 나타나는 변상민의 소설 <개를 낳은 여인>이다.

작품 속에는 극중극처럼 공상 소설의 세계가 나타난다. 이 세계에서는 개와 인간의 합성체인 도그험(dog-human의 줄임말 doghum)과 인간이 대립하고 투쟁한다.

인간은 동물과 인간의 합성체를 대표하는 도그험의 족속을 흉측스런 괴물 또는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도그험과 그들이 사는 세계인 도그험피아를 파괴하려고 한다.

도그험 말살을 주장하는 원장, 그의 희생양으로 등장하나 구원 받는 미스 티, 도그험의 존재를 인정하며 인간과 투쟁을 역설하고 실천하는 수간호사가 등장하여 대립의 중심축을 이룬다.

이들의 대립은 인간의 무한한 욕망, 이기주의, 생명 경시와 파괴 등의 여러 사회적인 이슈들을 제기하면서 우리 인간 사회의 현재를 비판적으로 풍자한다. 5월6일부터 5월23일까지. 우석레퍼토리극장. 02) 745-8004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