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이터를 켜라>와 <불어라 봄바람>의 장항준 감독이 야심 차게 준비한 작품으로 영화감독의 연극 연출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감독, 무대로 오다>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사나이'와 '삐질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조합은 그러나, 그 제목만으로도 유쾌하다. 야쿠자 보스라는 이 강한 남자 '와타나베'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왜 삐쳤는지에 대한 의문은 공연에 대한 무한 상상력을 불러 일으킨다.

짧게는 2달에서 길게는 30년까지, 또 사람에서부터 애완견까지 삐치는 기간과 대상도 다양하다. 늘 여러 이유로 삐치는 와타나베와 그런 와타나베가 무섭기만한 만춘의 에피소드는 폭소를 자아낸다.

그러나 마냥 웃기기만 할 것 같은 이 작품은 비극을 그리고 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웃다 보면 어느 순간 씁쓸해지기도 하고, 가슴 한 켠이 싸해지기도 한다.

이 작품에는 관록의 중견 배우 기주봉과 백인철, 연기는 물론 예능 프로그램까지 섭렵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정은표와 최필립, 음악과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기이한 매력을 발산하는 김C, 그리고 개성파 배우 김경범과 이준혁 등 가지각색의 매력으로 무장한 연기파 배우들이 총 출동한다. 4월6일부터 6월6일까지. 백암아트홀. 02) 501-7888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