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 버시바우 <Soft Landing - jewelry, quilts and works in paper> 展전 미국대사 부인 2년 만의 한국 전시… 한지, 퀄트, 금속공예 등 80여 점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국대사의 부인 리사 버시바우는 그의 작품에 반영된 한국적 모티프를 묻는 질문에 "자연"이라는 말로 압축했다.
지난 26일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개막한
리사는 미국 코네티컷대학에서 미술사와 금속공예를 전공하고 워싱턴 금속공예조합 창립회원으로 미국과 해외에서 여러 차례 전시회를 가진 중견 금속공예 작가다. 현재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의 아트리그스쿨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다양한 비귀금속과 알루미늄, 아크릴 같은 산업재를 이용한 장신구, 작은 헝겊을 이어붙인 대형 퀼트, 한지로 만든 셔츠 등 80여 점을 선보인다.
그래서일까 그의 작품들은 퀼트와 한지 셔츠 뿐만 아니라 모던한 장신구들까지 우선 '따뜻한' 느낌을 준다. 전통의 아늑함과 현대의 세련됨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인상이다. 여기에 깊은 정감까지 전해지는 것은 작가 특유의 미학적 관점과 작업 방식 때문일 것이다.
외교관의 아내로 해외 체류가 많은 그는 그 나라에서 얻은 영감, 모티프, 재료를 작품에 반영한다. 한국에서는 대사관저의 작은 대나무, 한지, 친절한 사람들, 달항아리 같은 자연풍경들에서 얻은 이미지와 오브제를 작품에 접목해왔다.
그는 작업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균형과 조화'라고 한다. "금속과 천을 이용한 작업처럼 서로 상반되는 재료와 기술은 물론이고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이 균형을 이룬 조화미를 작품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실제 오랜 시간 수공업으로 완성한 퀼트는 서울 광장시장과 일본, 중국 등지에서 모은 천조각을 오려 세계 문화를 형상화한 것이다. 작품 는 대나무를 모티프로 현대미를 가미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밖의 목걸이, 브로치, 반지 등 금속 장신구에서도 동서양의 조화와 균형을 확인할 수 있다. 비싼 보석 대신 값싼 산업용 재료를 사용한 것은 미국적 실용성을 보여주면서도 자칫 보석에 가려질 수 있는 디자인의 미를 살려낸 섬세함이 돋보인다.
2008년 선화랑에서 가진 전시 '경계 허물기'(Crossing Borders-Jewelry and Objects) 에서 보여준 재료와 재료의 경계를 넘어 사회, 인종, 문화 등의 차별화된 경계를 허물자는 메시지는 리사의 이번 전시가 함의하고 있는 가치인 '소통'과 근본적인 면에서 맥락을 같이 한다.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담고 있는 리사의 전시는 6월 8일 까지 계속된다. 02) 734-0458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