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솔루트' 노 레이블 파티 6명 영아티스트 전시 & 퍼포먼스

미미시스터즈와 음악 아무나 한다는 컨셉의 작품
"겉으로 보여지는 것보다 그 속이 더 중요하다" 간단하지만 결코 실천하기 쉽지 않은 이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6명의 신진 아티스트들이 뭉쳤다.

보드카 브랜드 앱솔루트가 2010년 봄 새롭게 벌이고 있는 캠페인 '세상에서 편견 따위는 없다 (IN AN ABSOLUT WORLD, THERE ARE NO LABELS)'. 세상에 존재하는 각종 편견, 선입견 없이 세상을 바라보자는 의미를 담자는 시도다.

이번 캠페인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자기만의 독특한 세계를 열어 가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들은 앱솔루트 노 레이블 파티를 통해 '편견 없는 세상을 바라보는 6가지 시선'이라는 전시 & 퍼포먼스 아트를 선보였다.

특히 앱솔루트의 이번 아트 프로젝트는 최근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의 일환을 뛰어 넘는다는데 의미가 깊다. 보다 다양하고 생기 넘치는 상호존중의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자는 캠페인적 의도가 가미됐기 때문. 이런 아이디어에 동참하는 아티스트들의 자발적인 참여이자 염원은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겨 나온다.

"'편견 없는 세상' 캠페인에 동참하는 6인의 아티스트들은 누구야?" 건축가이면서 벽화가이고, 일러스트레이터이면서 여행작가이기도 한 오영욱이 선보인 사진 작품에는 작은 차와 큰 차가 나온다. 제목은 'Size does matter?'. 그리고 "작은 차는 사장의 차고, 큰 차는 직원의 차다. 비록 사장의 회사는 작고, 직원이 다니는 회사는 크지만" 이라는 부제와 함께.

건축가, 일러스트레이터 오영욱과 사이즈는 중요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
"우리 사회에서 크기에 대한 수많은 편견 중 큰 차, 큰 집은 모든 이들이 내면적으로 원한다 해도 틀리지 않죠. 그것을 살짝 비춰준 것입니다. 고정관념을 역으로, 그 고정관념이 항상 맞다는 얘기는 아니죠."

본명보다는 '오기사'라는 블로그 필명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그는 "모든 이가 자기는 편견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꼭 그렇진 않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가 직접 찍은 사진 작품 또한 '세간의 선입견'과 달리 속칭 자동 '똑딱이 카메라'로 찍었다고. 이 또한 편견을 비웃기(?) 위한 그의 아이디어다.

'패션 디자이너 이도이'의 작품은 더 '충격적'이다. 작품 속 사진을 보았을 때는 아름다운 여성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남자다. 그리고 남자인 것을 알아차렸을 때 사람들은 아름답다는 것에 대해 취소하거나 보류한다.

제목은 'I am beautiful, no matter what you say! '남성성과 여성성'에 대한 편견을 버려!'다. 사람들이 자기의 어떤 상식이나 생활 안에서 자기가 익숙한 것이 아니면 자기의 기준으로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기 쉽다는 것을 전하는 메시지다.

"이러한 반응이 성적인 편견일 수 도 있겠지만 다른 시각으로 보면 자기들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죠. 말하고자 하는 것은 편견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아닌 진정한 의미나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으로 바라보자는 것입니다."

패션디자이너 이도이와 남성성과 여성성에 대한 편견에 관한 작품
비주얼 아티스트, 빠키(Vakki)는 소위 '찌라시'를 통해 텍스트가 가진 의미에 대한 고정적인 생각들을 비웃는다. 그녀가 제작해 뿌린(?) 전단지에 적힌 내용은 '24시간 대기, 전화 대화 가능 빠키, 건전한 만남 원함 (02)700-8585'.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서 저급함의 대명사로 통하는 숫자를 표제로 삼았다.

빠키는 공연, 패션쇼 및 전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비주얼 아티스트(Visual Artist)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또한 자신만의 캐릭터를 지닌 이벤트를 통해 한국 팝 컬쳐의 비주얼 적인 소재들을 위트와 해학이 섞인 그녀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해석하는 새로운 작업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어서 광고하고 있는 수단일 뿐입니다. 사람들은 언뜻 그걸 보고 성인용 찌라시라고만 생각하겠지만 작품 속에서 찌라시를 들고 서 있는 인물은 진정한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에요." 그녀의 편견을 확인하기 위해 적힌 번호로 걸어 보면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 '결번', 편견을 뒤엎는 그녀의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생활 문화 예술인' 유쥬쥬의 작품도 멀리서 보면 아름답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쓰레기들, 버린 인형, 페트병, 고무장갑, 배 사과 껍질 등이다. 버려진 것들도 잘만 모아 찍으면 예술 작품이 된다는 것을 일견 보여준다.

도곡동 유여사로 불리고 싶다는 설치미술가 유쥬쥬는 건축설계 전문업체 얼반테이너(Urban Tainer)의 아트디렉터이기도 하다. 쌈지의 레지던스 작가이며, 다양한 전시와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이는 그녀는 '세상에 버릴 것 하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한다.

비주얼 아티스트 빠카와 소통과 편견에 관한 작품
자신을 '한량'이라고 표현하는 아티스트 수(水, SOO]는 이번 프로젝트를 총 감독했다. 'THE LINE, 편견의 시선'이라는 작품으로 편협한 시선 그 자체를 시각화한 그는 '빗살 무늬 안경'도 선보였다. 더불어 레이저가 달린 선글라스를 활용한 퍼포먼스로 편견을 가지고 사물을 바라볼 때의 시선에 대해 실감나게 연출도 했다.

디자이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TNT 전시기획자 및 크리에이티브 그룹 DA[Design All]대표를 겸하고 있는 그는 티셔츠라는 매개물을 캔버스화 하여 다양한 작품 및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아디다스, 푸마, BMW mini 등과 아트웍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그만의 감각으로 독특한 작품들을 드러낸다.

인디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에서 안무와 코러스를 맡고 있는 2인조 그룹 '미미 시스터즈' 또한 작품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퍼포먼스를 펼쳐 보였다. 선글라스와 무표정이 트레이드 마크인 이들의 메시지는 "음악, '아무나'한다"라는 것. 단 5일만에 기타 코드 3개를 배워 몸소 실천해 보였다.

편견 타파를 위해 사상 처음으로 앱솔루트 보드카도 완벽하게 '옷을 벗었다'. 술 병에 로고와 라벨을 아예 없앤 것. 과감하게 벌거벗은 바틀을 통해 차별 없는 세상에 대한 염원을 노래하기 위해서다.


생활 문화 예술인 유쥬쥬와 쓰레기를 재활용한 작품
아티스트 수와 '편견의 시선' 작품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