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tide'
인간의 욕망에 의해 만들어진 인공적인 도시는 문명의 발전과 함께 발전을 거듭해 왔다. 도시는 인간의 범위를 벗어나 스스로가 성장하고 변화해 나가는 자정능력을 지니게 되었다.

인간이 올라갈 수 있는 한계의 지점까지 높이 솟아올라 있는 기하학적인 형태의 마천루, 인간의 끝없는 탐욕을 채워주는 사치품들, 빛과 어둠의 한계를 넘어선 화려한 조명, 이렇듯 스스로 진화해 가는 도시는 인간과 교감하고자 하는 새로운 생명체가 되었다.

혜자에게 있어 도시는 인간이 만들어낸 소유물이 아닌, 자신에게 보이지 않는 에너지로 하나의 생명체로 다가오는 듯하다.

그에게 있어 도시는 정체되어 있지 않고 지속적으로 뭔가를 향해 변하고 탐구하려고 하는 인간의 본질과 닮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그에게 있어 도시는 인간을 닮은 또 하나의 에너지를 지닌 유기체이다.

모든 사물과 대상이 갖고 있는 에너지를 탐구하던 작가 혜자는 2008년 개인전 에서는 작업실과 외부환경이라는 물리적 공간의 경계에서 도시가 지니고 있는 무정형의 에너지에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이번 개인전에서는 본격적으로 작업실 밖의 외부환경에 들어가 도시가 지니고 있는 생명의 에너지를 직접 자신의 오감을 통해 느끼면서 정체의 본질을 탐구한다. 6월 10일부터 7월 4일까지. UNC갤러리. 02) 733-2798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