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연극의 대표 극단, 로뎀의 작품으로 기존의 여성 연극과는 차별화된 미국식 블랙코미디.

극작가 미셸 로의 <더 스멜 오브 더 킬>이 원작으로 독특하고 끔찍한 소재로 1999년 미국에서 초연된 이후로 미국 전역에서 지금까지 관객들에게 인기몰이 중이다. 2009년 국내 초연된 작품으로 이번 공연에서는 서갑숙, 이연희, 조경숙이 각각 니키, 몰리, 데브라역을 맡았다.

대학 동창인 남편들의 부부동반 모임 때문에 정기적으로 만나는 데브라, 니키, 몰리. 유능한 편집장으로 가정과 아이도 중요하지만 '나'라는 인간의 정체성 성립이 우선돼야 한다는 니키는 남편의 공금횡령죄로 인해 직장을 그만둘 것을 강요 받고 있다.

겉으로는 똑 부러지고 명랑하지만 남편에게 쥐어 살며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하는 데브라는 남편의 정신적 폭력에 속이 곪을 대로 곪아있다. 몰리는 간절히 아기를 갖고 싶어 하나 응해주지 않는, 겉으로만 다정한 남편과 살고 있다.

이렇게 겉보기와는 다른 이면과 상처, 착취로 인해 어긋난 가정이지만 몰리, 데브라는 느끼지 못한다. 니키 혼자 현실적으로 대립하고 있다. 그러나 극이 진행되면서 상처가 드러나고, 또 드러내면서 세 여자는 자기의 모습을 보게 된다.

갈등이 고조되면서 남편들이 냉동고에 갇혀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 되고 세 여자는 남편을 꺼낼 것인가, 아닌가로 투표도 한다. 죽이냐 아니냐에 대해 세 여자의 반응도 각자 다르다.

그것을 어떻게 합의 보는가가 극의 결론이 될 것이다. 놀랄 만한 극적 반전도 기다리고 있다. 6월18일부터 6월27일까지. 극장 용. 1544-5955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