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현대인의 삶을 차지하는 인간관계, 감정들, 꿈과 희망, 열정들이 필요이상으로 우리의 삶을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한다.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버리고 사는 것이 한 세상 재미있게 살다 가는 방법이 아닌가 질문을 한다. 비워야 채워진다는 간단한 진리를 관객들과 함께 공유해 본다.

어느 날 지하철에 앉아 멍하니 맞은편을 바라보고 있는데, 앉아 있는 사람 대부분이 가방을 하나씩 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순간 그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내 가방을 살폈다. 그 속에는 정말 많은 것들이 들어 있었다. 지갑, 다이어리뿐만 아니라 꼭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물건까지.

순간, 가방 안의 대부분의 것들이 필요 없는, 욕심같이 느껴졌다. 필요는 없지만 만약을 대비해서 가지고 다닌 것들, 그것들이 내 마음을 대변하고, 어떻게 삶을 마주하는가 나타내고 있는 것 같았다.

혹시 생길지도 모르는 일에 대한 걱정과 근심, 불안, 공포 그리고 그것에 대한 사소한 대비들. 그래서 그것에 상처받기 싫어 높은 벽을 쌓고, 나만의 방안(가방)에 모든 것을 갖춰놓은 채 살고 있었구나. 한번도 마주한 적 없던 생각이 배시시 얼굴을 들이밀었다.

이 작품은 이러한 것에 대한 작은 이야기들을 옴니버스형식으로 연결해 가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갖고 있는 무거운 마음, 쓸데없는 것들로 가득 찬 가방 속을 비워보고자 한다. 6월11일부터 6월20일까지.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02) 2280-4114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