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 'Alice In Wonderland Syndrome #1'
여기 네 명의 작가가 있다. 작은 것을 크게 찍기도 하고 죽은 것을 먹는 것으로 만들거나 마우스로 그리기도 한다. 또한 연출하여 기록한 사진이 포토샵처럼 보이게 하는 희한한 재주를 가진 작가들이다.

사진의 외형적 모습만큼이나 작가적 태도와 관심들도 다르다. 이들의 사진은 기록성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전하는 예술로서의 접근이라는 점에서 달라졌고 자기중심적 세계관을 통해 취미생활을 하듯 사진을 즐기고 있다.

네 명의 작가들은 분명 서로 다른 예술의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것이 공통점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 이번 전시의 기획 의도이자 작가선정의 맥락이다.

한 20여 년 전 사진의 역사라는 맥락에서 전시를 기획하던 시기는 작가적 태도의 집단성이 있었고 목에 핏대를 세우던 사람들이 말하는 사진의 기록성은 누가 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어찌되었든 사진의 기록성은 포토샵이 맡았고 퀄러티는 출력실과 액자집이 다 알아서 하는 세상에 사진의 역사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래도 이 네 명의 작가가 유의미한 것은 사진의 역사가 그들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새롭다는 점이다. 6월 18일부터 7월 5일까지. 갤러리룩스. 02) 720-8488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