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500여 년 전에 고대 그리스의 탁월한 이야기꾼인 소포클레스가 치밀하고 유려한 운문으로 엮어낸 비극적 이야기.

극단 '백수광부'는 이 작품을 통해 동시대적인 사회문제를 무대 위에 형상화한다. <안티고네>가 내포하고 있는 '거대 권력과 연약한 인간의 대립', '공동체의 질서 유지와 개인의 자유 의지의 대립'이라는 주제는 오늘날 급변하는 한국의 현실 사회 속에서 다시 한번 그 유효성을 확인받게 된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동양의 위대한 사상가인 장자가 말한 '소요유(逍遙遊)'의 교훈을 떠올리게 한다. '크레온'과 '안티고네'의 양보 없는 대립이 남긴 게 도대체 무어란 말인가? 행복할 이 아무도 없는 씻을 수 없는 상처와 파멸 뿐 아닌가. '소요유'는 '궁극적인 자유', 또는 '자유의 절대 경지'를 말하는 개념이다.

인간의 삶 위에 군림할 수 있는 어떠한 가치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 '소요유'의 의미이다. 무한한 소요유의 추구를 표방함으로써 인간의 삶을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어쩌면 이 시대에 곳곳에서 드러나는 극한 대립현상을 완화하고 모두가 행복한 화합의 길로 나아가는 근원적 문제 해결책은 아닐까.

7월 1일부터 7월 18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자. 02)814-1678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