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브랜드 100년전> 展190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희귀자료와 유물 한자리에
부챗살이 모아진 형상을 한 상표는 1910년 8월, 우리나라 최초의 상표로 등록됐다. 일제강점기, 부채꼴 모양의 이 작은 상표 안에 담아낸 민족 합심 의지와 일제 저항정신은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포장지에 'LUCKY'라는 영어단어가 큼직하게 표기된 럭키 치약은 서구 문화가 들어오던 1950년대를 떠올리게 한다. 유독 영어로 된 브랜드와 디자인이 많았던 당시는 6·25전쟁 이후 해외구호물자를 통해 서구 문화가 급속히 전해지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두 개의 삼각형을 겹쳐놓아 상승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현대건설의 로고는 1970년대 고속경제성장기를 상징하기도 한다.
이처럼 국내 브랜드 100년의 역사는 농업국가에서 산업국가로, 전근대에서 근대로, 또한 전통문화에서 서구문화로 변모해가는 한국의 20세기 근대사의 흔적인 셈이다. 개화기, 일제강점기, 6·25전쟁, 경제개발시기를 거쳐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한국의 사회문화적 흐름을 브랜드로 살펴보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국내 최초의 디자인전문박물관인 근현대디자인박물관은 개관 2주년과 한국 브랜드 디자인 100주년을 기념해 <한국브랜드100년展: 로고에서 브랜드 아이덴티티까지>를 개최 중이다. 전시를 주최하는 박물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1900년대 초부터 해방 이전까지의 희귀한 상표자료와 대한민국 건국 이후 현재까지의 상표 관련 유물을 한자리에 모았다.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