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ry Days #3', 2010
'빛나는 도시'는 프랑스의 유명한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1887~1965)의 도시계획 이론이다.

르 코르뷔지에는 마천루가 가득하면서도 넓은 녹지와 풍부한 햇볕이 가득한 빛나는 도시를 열망하였다. 이 천재 건축가가 못 다 이룬 유토피아 도시에 대한 열망이 김희수의 작업 속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다.

김희수는 지난 몇 년 동안 인류가 생존을 위해 만들어낸 거대 도시공간을 주제로 작업해왔다. 그는 자신이 도시 속 건축물들을 수집하는 수집가라 말한다.

매일같이 새로운 건축물을 찾아 도시공기 속 먼지처럼 이곳 저곳을 부유하고 있는 도시의 파편들을 모으는 일이 흥미진진하다는 사실을 작가는 잘 알고 있다. 인류역사의 큰 이야기가 바로 이 같은 수집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작품의 화면은 정교한 건축 구조물을 닮아 있다. 단순한 콜라쥬 기법으로는 불가능한 구성이다. 화면의 깊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세밀하게 오려낸 이미지를 한층 한층 쌓아 올려 두터운 화면을 만들어냈다.

평면화면을 완성하기 위해 조각적인 방법을 차용한 셈이다. 십여 개가 되는 레이어에는 각기 다른 도시가 존재하고 있다. 레이어가 한 층씩 올라가면서 만들어 내는 그림자가 화면이 깊이를 만들어 내며 실제 도시공간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6월 30일부터 7월 30일까지. 그미그라미. 02) 548-7662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