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시지 개인전 <검은 폭풍><검은 바다>, <폭풍> 시리즈 중 대작 위주 35점 선보여
'폭풍의 화가'라는 별칭을 가진 변시지 화백(84)은 바다에 대한 존경심을 담아 바다가 시작되는 곳, 그 시원의 거친 생명력을 그려낸다.
빛나는 포말이 일렁이는 푸른 바다가 아닌, 요동치는 검은 바다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는 강렬한 전율을 느끼게 한다. 변 화백의 그림이 가진 힘이다.
바다에 대한 극적인 이미지는 1980년대부터 제주의 바람과 검푸른 바다, 거친 파도를 그려낸 <검은 바다> 시리즈와 <폭풍> 시리즈에서 두드러진다.
제주 시절 초기, 부드럽고 가느다란 선으로, 잔잔한 수평선과 사나이, 조랑말이 어우러진 정감 어린 바다와 제주의 풍광을 그리던 변 화백의 화풍은 80년대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그의 붓질은 굵고 거칠어졌으며 화폭 속엔 광포한 바람이 휘돌았다.
그는 또한 2007년 6월부터 10년간 미국의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 상설전시에 들어간 최초의 작가이기도 하다. 160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 최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스미소니언 박물관에는 변 화백의 <이대로 가는 길>과 <난무>가 전시 중이다.
오는 8월, 서울 중구 남대문로2가에 있는 롯데갤러리 본점에서 변시지 화백의 개인전 <검은 폭풍>이 열린다. <검은 바다> 시리즈와 <폭풍> 시리즈 중 대작 위주의 35점이다. 여기에 <가을비원>과 <자화상>, 그리고 작가가 직접 찍은 가족과 전시장 현장의 동영상도 볼 수 있다.
아마도 이번 전시는 2011년 변시지미술관(제주, 서귀포)이 완공되기 전, 서울에서 열리는 마지막 개인전이 될지도 모르겠다. 8월 5일부터 31일까지. 02-726-4428~9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