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한-EU단편영화 교류전> 3분에서 24분까지 다양한 영화 낯선 유럽의 속내 비춰
이번 행사는 유럽의 다양한 단편영화들을 소개하는 동시에 유럽인들의 흥미로운 생활도 엿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단 몇 분짜리 단편영화를 통해 유럽과 우리 사이의 틈이 좁아지는 걸 느끼는 건 시간문제다.
3분에서 24분 동안 펼쳐지는 유럽의 일상
엄마에게 영화를 가르치려면 얼마나 걸릴까? 3분이면 충분하다. 터키의 감독 네시미 예틱의 영화 <마이 마더 런즈 시네마(My Mother learns Cinema)>는 젊은 터키 영화감독이 유행에 뒤처진 어머니에게 영화 거장들에 대해 가르치는 과정이 담겼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러닝타임 3분인 이 영화 속에서 이미 그의 어머니는 영화의 광팬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은 어떤가. 리투아니아의 영화 <라이프라인(lifeline)>은 죽음이 나를 쫓는 긴박한 상황을 절묘하게 묘사했다. 영화는 단 3분 만에 관객에게 삶에 대한 애착을 갖게 만든다.
이처럼 이번 행사에 참여한 유럽 단편영화들은 단순하면서도 기발한 이야기로 무장했다. TV를 보기 위해 할아버지의 카페로 가야 하는 12살 소년의 대혼란이나, 똥파리가 졸졸 쫓아다니는 특이한 문제를 지닌 평범한 남자의 이야기 등 독특한 발상을 자랑하는 영화들이 대부분이다.
이들 단편영화들의 평균 상영시간은 12.6분으로 13분을 넘지 않는다.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를 비롯해 알바니아, 에스토니아, 그루지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아르메니아, 벨로루시, 라트비아, 마케도니아, 세르비아 등 우리에게 낯선 국가들의 영화도 대거 포함돼 색다른 유럽의 풍경과 문화를 비추게 된다. 짧고 단조롭지만 강인한 여운을 남기며 단편영화의 진국을 제대로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단편영화 교류전이 갖는 의미
"우리나라의 단편영화 제작비가 수천만 원을 넘고 있어요. 이건 말도 안 되는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반해 이번 교류전에 참여한 유럽 영화들은 최저 제작비가 몇 만원에 불과할 정도입니다. 단편영화는 기술이 아니라 기발함과 독창성입니다."
국내 영화감독들도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유럽 단편영화들을 통해 작품활동을 해나가는데 자극을 받고, 예술적 기술적 부분에서 비교 체험을 할 수 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우리의 단편영화들이 의미와 내용보다는 볼거리 위주로 치중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단편영화만의 의미를 잃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시네마루 측은 "유럽과 우리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통해 새로운 소통을 하고자 <2010 한-EU단편영화 교류전>이 마련됐다. 유럽 곳곳에서 수준 높은 단편영화들과 세계로 도약을 준비하는 국내 17편의 단편영화들이 함께하는 의미 있는 행사다"며 "유럽과 한국의 단편영화 비교체험을 통해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케이블 방송 유로채널과 협연한 이번 행사는 우리의 단편영화를 해외에 알리기 위한 작업이다. 유로채널은 유럽 및 북미 등에 방송이 송출되는 대형 채널. 이번 교류전이 끝나면 유로채널은 유럽 및 북미의 200여만 가구에 우리의 단편영화를 방영할 예정이다. 숨어있던 우리의 단편영화들이 해외에서 빛을 보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단편영화 <햇빛 좋은 날에>(감독 조중만), <불온한 젊은 피>(감독 박미희), <불면증>(감독 박경원), <가물치>(감독 박남원), <브레인 커뮤니케이션>(감독 남승석), <가족사진>(감독 최정유), <신체발부수지부모>(감독 김수진) 등 엄선된 17편의 영화들이 해외진출을 기다리고 있다.
시네마루 최공재 대표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행사다. 세계적인 배급망을 가진 케이블 방송인 유로채널과 MOU를 체결했다. 유로채널은 유럽과 북미 등 200만 가구에 방영되는 케이블 방송으로, 우리의 단편영화를 그 가구의 10%만 봐도 20만 가구가 보게 되는 것이다. 한국 단편영화들을 해외에 소개하는데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유럽 단편영화들의 수준은 어떤가.
국내에도 단편영화들이 넘쳐나는데.
이번 행사의 목표는.
앞으로의 계획은. |
강은영 기자 kis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