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축설계 공모' 당선작 발표'마당' 개념 도입 역사적 폐쇄성 극복 새 미술관 상 구현

2012년 서울 옛 기무사 터에 들어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윤곽이 나왔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축설계 공모 당선작이 발표되었다.

지난 2월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선정된 5개 팀 중 mp_Art Architect와 (주)시아플랜의 설계안 'Shapeless Museum'이 최종 선정되었다. 지난 6일 관련 간담회를 통해 그 청사진이 그려졌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주요 과제는 크게 두 가지였다. 옛 기무사 터라는 입지 조건을 적절히 해석해내야 했고, 서울 중심에 들어서는 사실상의 첫 국립현대미술관이라는 점에서 미술관의 공공성과 미래지향적 성격을 드러내야 했다.

최종 선정작은 이 과제들을 '마당'이라는 개념으로 풀었다. 여러 개의 마당들을 중심으로 건축물들을 배치·구성함으로써 옛 기무사 터의 역사적 폐쇄성을 극복하는 동시에 관객을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새로운 미술관 상을 구현했다.

주설계자인 민현준 건축가는 "서울관이 들어설 주변은 작은 한옥들이 밀집한 곳이다. 전통이 보존되어 있지만 정치적 이유로 낙후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그 골목길들을 찾아내어 끌어들이고 재해석하는 데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선정작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주변의 연장처럼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서울관 내부 길들은 울타리나 경계 없이 삼청동과 인사동, 북촌에서 온 길과 맞닿아 있다. 동선들이 자연스럽게 마당으로 흘러들어 오는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외부 기능이 강조됐다. 곳곳이 푸르게 꾸며져 수목을 즐길 만한 데가 없었던 도심을 보충하고, 도서관 아카이브의 활용도도 높일 예정이다. 외부 공간 중 하나인 미디어박스에는 미디어아트 작품이 상설 전시된다. 옛 기무사 건물의 1층을 개방형 로비로 개축하는 것은 상징적이다.

권위적이고 접근이 어려웠던 기무사의 역사를 반전시키는 의미다. 유리 박스로 덧씌워진 기무사 건물 옥상에는 경복궁과 마주한 아름다운 전망이 마련된다.

고도 제한 때문에 지하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서울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특징이 되었다. 지상과 지하를 잇는 거미줄 같은 통로들은 그 자체가 전시장으로 쓰인다. 층마다 다양한 크기의 가변적인 전시 공간이 있어 현대미술의 다양한 장르를 포괄할 예정이다.

강석원 심사위원장은 "주변 환경 및 도시의 전체 맥락과의 관계에 대한 해석, 부지 여건 상 지하화될 수밖에 없는 공간의 동선과 환경문제의 해결 방법에 중점을 두어 심사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문제가 되었던 기무사 터 종친부 복원 가능성도 설계안에 포함되어 있다. 이번 선정작은 8개월 정도의 기본 및 실시 설계를 거쳐 내년 상반기에 완성된 설계안으로 공개된다. 다음달 중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당선작 설계안 'Shapeless Museum' 이미지

박우진 기자 panoram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