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조익이와의 술자리 그 녀석의 수다를 듣는 건 역시 그리 유쾌하진 않다'
일정한 규범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원초적인 욕구들에 관한 이야기들은 다소 불편한 소재거리로 자리하곤 한다.

더욱이 윤리와 통념이 강조되는 사회 속에서는 자제하지 못하는 식욕이나 섹스와 같은 욕구들은 불온하게 여겨지며, 여기에 가해지는 제약이나 은폐 등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작가는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현대인들이 겪는 불안과 과도한 경쟁 관계에 놓인 상황을 욕구 시리즈로 풀이한 작품을 통해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우리 내면의 욕구들을 솔직하게 끄집어내어 때로는 과장되게, 그리고 더러는 코믹하게 현대인의 초상을 대변하듯 이야기하며 풀어나가고 있다.

이번 전시 작품은 앞서 선보였던 식욕과 성욕에 관한 작업들의 연장선상으로 제작된 것이며, 특정 인물을 설정하여 이 인물들의 감정 해소 과정을 연속 장면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감정의 변화에 따라 인물의 색 또한 달라지고 있다.

표현 방법은 한국화에서 상대적으로 덜 다루어 온 원색계열의 색과 채색의 농담과 데포르마숑을 도입시켜 다양한 군상들에 각각의 이야기와 표정이 더해져서 대중들과 좀 더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가고자 한다. 8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관훈갤러리. 02) 733-6469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