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젯프린트'
모든 생명은 소멸의 순간을 피할 수 없다. 부서지는 물을 통해 소멸의 과정을 시각적으로 조형화한 이번 전시는 생성과 소멸의 순환이라는 자연의 질서를 시각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모든 생명체가 살기 위해 매 순간 발버둥치지만 유독 인간은 그중에서도 삶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때문에 이별과 부재, 소멸에 대하여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언제나 두려워한다.

하지만 소멸은 또 하나의 생성을 위한 과정이며 영원한 순환을 위한 가장 근본적인 요인이다. 또한 사랑은 소멸함으로써 존재하기도 한다. 그러나 언제나 회피하기만 했던 소멸의 과정은 막연히 두려운 것이다. 이에 작가는 그것을 직면하고 직시하기로 한다.

모든 존재의 모태인 물은 우주의 섭리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대상이다. 물의 생성과 소멸 과정을 직시함으로써 그 끝없는 순환을 지켜보고, 그 안에 녹아있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들여다봄으로써 우주의 진리에 닿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언젠가 겪어야 할 소멸의 과정 속에서 인간의 욕망과 집착이 얼마나 쉬이 무너져 내리는가를 직시할 수 있을 것이다. 9월 8일에서 9월 14일까지. 갤러리 룩스. 02)720-8488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