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도널드 마글리즈의 2000년 퓰리처 희곡상 수상작 국내 초연. 서로의 외로움조차 사랑으로 감싸고자 했던 두 부부가 12년의 결혼생활 동안 공유한 것이라곤 그저 치졸하고 적나라한 일상뿐이다.

닮은 듯 닮지 않은 그 일상 속에서 부부는 하나가 아닌 영원한 개인으로 서로에 대한 의미를 묻는다. 그러나 그들이 꿈꾸었던 결혼에 대한 환상과 안정을 지켜내기 위해 서로의 외로움을 감추기에 급급하다.

결국 부부는 모든 것을 놓아버릴 수밖에 없는 순간에 직면하고 만다. 사랑과 믿음은 환상처럼 깨지기 쉬운 것이며, 깨진 파편은 언제나 그들의 현실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선택의 기로에 놓인 부부. 어떤 선택이 내려지든 그 아무도 정답이라 말할 수는 없다. 관객은 그저 실험실에 앉아 조용히 들여다볼 뿐이다. 그 흔들리는 관계 속에서 이는 성찰은 관객들에게 부부의 의미를 되묻고 있다. 9월 1일부터 9월 19일까지. 산울림 소극장. 02)3443-2327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