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철 'circle of being#1'
사진은 어느새 기록성과 사실성이라는 고유의 개념을 탈피하여 작가의 개성에 따라 다양한 시도로 읽혀지고 있다. 카메라는 더 이상 사진 자체만을 위한 도구가 아닌, 더욱 넓은 범위를 아우르는 도구로서 탈장르적인 최종 결과물을 생산시킨다.

박시찬 작가는 코드가 없는 중성적인 풍경을 핀홀 사진기로 촬영했다. 때문에 최종 결과물은 사진보다 회화적 느낌이 강하다. 작가는 불분명하고 흐릿한 이미지를 생성하기 위해 일부로 노출과다로 대상을 그려냈다. 사진에 있어서 적정노출은 이처럼 더 이상 절대적 답안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이원철 작가 역시 고분이 있는 풍경을 밤 시간대에 장노출로 촬영함으로써 시간의 흐름과 감성적인 정서를 담아냈다. 작가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인공조명을 적절히 사용하여 특유의 감성적 내러티브를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사진은 점점 장르의 경계가 해체되면서 그 본질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지만, 반대로 예술이라는 큰 범위 안에서 경계를 흐림으로써 더욱 자유로운 표현도구로 재탄생하였다.

예술의 다른 이름이 결국 표현이라면, 사진은 작가의 개성에 따라 자유로운 빛의 농도로 그려지는 훌륭한 표현 도구이다. 9월 3일부터 9월 28일까지. 갤러리 아트사간. 02)720-4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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