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영국 초연작인 Roaring Trade의 한국 초연 작품. 원작자인 스티브 톰슨은 영국의 어느 증권회사를 배경으로 현대인의 인간성 상실과 무한경쟁을 냉소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증권맨들은 자신의 출세를 위해 서슴없이 동료를 속이기도 하며 경쟁에서의 승리를 위해 너무도 쉽게 인간성을 건다. 단조로운 사무실과 주식 차트 속에서 더 이상의 인간다움을 기대하긴 어렵다.

영화적 구성을 차용하여 18개의 장면으로 나누어진 이야기는 암전과 조명을 번갈아 이용함으로써 스피디하게 사건을 전개시켜 나간다.

바쁘게 진행되는 극의 흐름은 마치 활기에 넘치는 현대 사회를 표현한 듯 보이지만 반대로 그 경쾌한 속도 안에 부재하는 궁극적이고 본질적인 의미를 되묻고 있다. 경쟁은 결국 무엇을 위한 것인가.

인간다운 삶을 위한 경쟁은 인간임을 포기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인가. 가벼운 유희와 무의미가 난무하는 현대사회 속에서 지극히 인간적인 물음은 현대인의 영혼을 뒤흔드는 모든 것이 될 것이다. 9월 9일부터 10월 3일까지. 아리랑 아트홀. 02)927-3414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