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re is god we trust?'
근대화의 가장 큰 주역이었던 서구 계몽운동은 신이 아닌 인간을 제1의 주체로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였지만, 오늘날까지 신의 존재는 인간에게 절대적 위치를 가진 듯하다.

인간 존재 내부에는 인간이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한계와 그로 인한 나약함으로 스스로가 끊임없이 절대적 존재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성적 사고가 만연한 오늘날, 신앙을 가진 모든 사람들의 마음 한 구석에는 절대적 존재, 즉 신에 대한 믿음을 의심하며 내부에서의 끝없는 갈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작가 역시 신을 믿기 위하여 신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모순돼 보이는 이 행동은 그러나 더욱 절대적이고 공고한 믿음을 위한 필수 과정이다. 그 과정 속에 놓인 작가의 작품 속에는 신에 대한 원망과 의심이 솔직하게 표현돼 있다.

이 작업은 작가에게도 의심의 실마리를 찾는 과정이며, 보는 이로 하여금 쉽게 결론 내린 믿음을 되돌아보게 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또한 신앙이 있는 모든 이들의 공통된 마음을 대변하여, 실체는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절대적 신에 대한 인간의 나약한 의심을 솔직하게 토로하고 있다. 9월 29일부터 10월 13일까지. 갤러리아트가. 02)722-6404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