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서울공장과 원더스페이스 극장이 함께하는 <66일, 소리와 몸 ․ 짓 ․ 展>의 출발을 알리는 生음악극 <도시녀의 칠거지악>이 스산한 가을바람을 타고 도시녀들의 마음을 울린다.

브레히트의 발레극 <소시민의 칠거지악>을 모티브로 코믹스럽게 재구성한 이 작품은 멋진 도시녀의 삶을 위해 시골을 떠난 두 자매가 '도시를 살아가면서 갖지 말아야 할 7가지 죄악'이란 주제를 가지고 7가지 에피소드를 그려내고 있다.

세련된 도시녀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몸매와 외모의 소유자 '안나'는 학습지 선생님을 하며, 발레를 배우는 33살 노처녀이다. 도시의 화려한 조명 아래, 드문드문 드리운 어둠 속엔 33살 '루저' 안나의 적나라한 상처가 덧나 있다.

그 상처는 무언가 되어야 하고, 제 몸에 버거운 블링블링한 장식품에 치여 나을 새도 없다. 안나처럼 이 세상의 모든 도시녀들은 루저가 되지 않기 위해 상처 위에 상처를 덧내고 있다. 그러나 극이 진행되는 동안만큼은 안나의 눈물과 웃음, 그리고 잔잔한 음악으로 도시녀의 강박증을 탈피할 수 있을 것이다.

유재하음악상 대상을 차지한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박정아의 자작곡이 흐르는 이번 공연은 매주 토요일마다 공연 후에 극장 로비에서 '도시녀 미니콘서트'를 연다. 관객사연 소개를 통해 도시 속의 수많은 안나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9월 24일부터 10월 24일까지. 원더스페이스 동그라미극장. 02)745-0334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