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리얼리즘 작품과 같이 정교하고도 섬세하게 묘사된 장미들은 그 자체의 리얼리티에서 전해지는 냉철함보다, 오히려 박동하는 생명이 지닌 따뜻함이 느껴진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아카데미즘 회화 고유의 필치를 근간으로 하여 그 위에 극사실적 터치로 장미의 재현성을 부각시켰지만, 배경이 되는 공간은 오히려 추상적으로 표현하며 전혀 다른 필치를 선보인다.
배경을 가득채운 거친 붓질은 사진처럼 재현된 장미의 생명을 죽이기보단, 오히려 그 어떤 극사실회화보다도 더욱 생명력 있는 재현성을 이루어냈다.
또한 배경은 장미 고유의 아우라를 머금고, 그 대상이 전하고 있는 내면의 이야기를 충실히 표현하고 있다. 장미의 나직한 속삭임 속에서 깊은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10월 15일부터 10월 30일까지. 갤러리 송아당. 02)725-6713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