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명근 'Building-64'
이미지와 정보가 범람할수록, 자연스레 현대인이 받아들여야할 의미는 넘쳐난다. 그러나 이 모든 걸 소화해낼 수 없는 인간은 스스로 파낸 의미의 무덤 속에 갇히고 만다.

오늘날, 우리의 주변을 돌아보면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정보와 낯선 풍경이 속속 등장하여 익숙한 것들과 뒤엉켜 있다. 낯익은 것과 낯선 것들이 혼재된 삶 속에서, 이제 우리들의 눈은 그것을 혼합하기에 이른다. 즉, 낯익은 공간에서 전혀 새로운 순간을 맞이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 역시 낯익은 것들에 깃들여져 있는 수많은 낯선 소재들을, 예술가의 창조적인 시각으로 하나하나 끄집어내는 흥미로운 시도이다. 고명근, 김건주, 김문경, 김민정, 김상균, 나점수, 이민호, 유현미, 최태훈, 황선태, 황은화 작가의 이러한 시도들은 기존의 상식을 벗어난 발상의 전환을 반드시 필요로 했다.

사람들의 시각은 너무도 전형적이며, 그 시선으로 바라보는 모든 사물은 전형적인 의미밖엔 지니지 못한다. 틀을 벗어나 자유로워진 시선은 시공을 초월하여, 상대적 가치를 부수고 절대성에 다가갈 것이다. 또한 넘쳐나는 개별적 의미의 무덤 속에서, 이 모든 걸 관통하는 단 하나의 의미만이 남게 될 것이다. 10월 1일부터 10월 21일까지. 인터알리아 아트컴퍼니. 02)3479-0114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