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동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누군가의 처지와 행동이 아니라, 바로 스스로의 시선이다. 그 시선은 상대방을 위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고 있지만, 실상은 상대에게 너무도 잔인한 배려이다.

따지고 보면 이 세상에 누구 하나 불쌍한 사람도, 불쌍하지 않은 사람도 없다. 다만, 자신도 모르게 갇혀버린 전형적인 시선 속에서 우리는 누군가를 끊임없이 동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공연은 지적장애를 가진 한 커플의 사랑이야기를 주제로 담고 있다. 언뜻 무겁고 어두울 것만 같은 무대의 분위기는 반대로 너무나 사랑스럽다.

가능하면 가볍게 웃고 즐길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가 되길 바라는 연출자의 의도처럼, 단지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랑조차 힘겨울 것이라는 우리들의 편견을 무참히 깨주는 무대이다. 그 누구보다 순수한 영혼을 가지고,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그들.

밝고 사랑스러운 내용 외에도 암전 없이 막 전환을 하는 독특한 구성은 관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할 것이다. 10월 1일부터 오픈런. 챔프예술극장. 02)3427-1358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