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아다니는 것들(Wandering thing)'
조각전문미술관을 표방하는 김종영미술관은 2004년부터 매년 2명을 '오늘의 작가'로 선정하여 개인전을 지원하고 있다. 2010년 오늘의 작가로 선정된 배형경은 한국 구상조각계의 보기 드문 여성작가로서, 인간의 원초성과 존재의미에 대한 근원적 탐구를 해왔다.

그녀는 지난 30년간 한국조각계에서 비주류로 전락한 표현주의 구상조각, 그 중에서도 인체조각만을 고집해 왔다. 자코메티와 로댕의 거친 조각양식을 수용하면서 매끄럽고 고운 사실적 구상조각과는 거리가 멀어졌지만, 그렇기에 더욱 인간 내면의 고뇌와 실존적 물음을 꾸밈없이 뱉어낼 수 있었다.

특히 그녀의 작품은 서구 표현주의와 동양불교조각의 요소가 결합되어 종교적이고 초월적인 사유의 영역을 넓혔다.

이번 전시는 올해 여름 중국 베이징의 작업실과 국내를 오가며 제작한 미발표 신작만을 모아 총 30여 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제2전시실에서는 2004년 학고재 전시부터 지속된 브론즈의 군상 시리즈 <말로 다 할 수 없는 것>이, 제3전시실에서는 철을 부식시켜 테라코타의 질감을 연출한 <떠돌아 다니는 것>과 <생각하다 2>가 전시된다. 제4전시실에는 소품인 <머리>시리즈와 <생각하다 3,4>가 전시된다. 10월 15일부터 11월 11일까지. 02)3217-6484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