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욕망, 환희, 통증…. 생의 마지막 숨을 다하여 33개의 삶을 써내려갔던 베토벤. 그리고 그의 마지막 숨에 매달려, 존재의 생명을 얻어야 했던 21세기의 캐서린 브랜트.

연극 <33개의 변주곡>은 루게릭병에 걸린 음악학자 캐서린 브랜트가 19세기 베토벤 말년의 삶을 되짚는 여정을 그렸다. '구둣방의 가죽조각'이라 악평하며 무시했던 안톤 디아벨리의 왈츠곡을, 베토벤은 왜 33개의 변주곡으로 완성했을까.

이러한 물음에서 시작된 연극은 비단 그 뿐만이 아니라, 그 물음에 답해가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삶의 의미와 아름다운 순간들을 성찰하게 해준다.

베토벤처럼 육체적 고통을 안고 있던 캐서린. 그녀가 이 모든 여정 속에서 얻은 결론은 무엇일까. 연출 김동현은 이 작품을 "보이지 않는 것, 들리지 않는 것을 찾아가는 여정 속에서 이미 존재하고 있는, 앞으로도 영원히 있을 삶의 의미와 순간들을 비로소 만나게 되는 이야기"라고 소개한다.

19세기와 21세기, 미국과 독일 그리고 오스트리아를 넘나드는 시 ․ 공간적 전개는 미장센을 통한 암시적 구성과 영상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교차된다. 총 33개의 테마 중 20개가 라이브 피아노 독주로 연주되어, 관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킬 것이다. 10월 15일부터 11월 28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02)577-1987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