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님 코끼리 만지기 展] 시각장애 학생들 코끼리 만져보고 만든 작품들 보여줘
'장님 코끼리 만지기'는 불교 경전인 '열반경'에서 전체를 보지 못하는 사람의 편협한 사고방식을 일컫는 의미이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시각장애인 학생들이 코끼리를 만져보고 만든 작품을 전시하면서 제목으로 차용했다.
손으로만 만져서 완성한 작품이기 때문일까. 전시장에 놓인 작은 코끼리들은 눈으로 보고 만든 것보다 한층 다채롭고 학생들 개개인의 상상력과 독창성이 돋보였다. 코끼리 몸과 코에 듬성듬성 자라난 털이 인상적이었던 듯 최승호 학생은 점토로 만든 코끼리 몸 곳곳에 얇은 심을 꽂아두었다.
매끄러울 것 같던 코끼리 피부가 뜻밖에 까슬까슬하게 느껴진 이슬기, 박소영 학생은 조각난 천을 이어 만드는 퀼트로 표현했다. 보지 않고 제작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실제 코끼리와 흡사한 작품도 많았다. 코끼리를 볼 수 있고, 늘 잘 안다고 생각했던 코끼리를 이들만큼 잘 표현해낼 수 있을까.
우리 사회가 가진 시각과 시각장애에 대한 편견을 되짚어 보고자 마련된 이번 전시는, 시각장애우에 대한 우리의 편협한 사고에 대한 일침으로 다가온다.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