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째 파리만 날리는 오래된 레스토랑 '마이웨이'. 대신 "저희 가게는 물이 제일 맛있어요"라고 당당히 말하는 주인공들이 있어 레스토랑은 웃음으로 가득 찬다.

16년 동안 외국에서 유학을 하고도 인스턴트 라면보다 감동 없는 요리만 만들어 대는 셰프, 식당을 운영하면서 식자재비를 가장 아끼는 짠돌이 사장, 조미료로 모든 맛을 내는 보조 셰프, 먹고 토하기만 하는 꽃미남 푸드 파이터.

이들은 모두 식당이란 작은 공간 안에서 자신조차도 소화할 수 없는 음식을 만들어내며, 만성소화불능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우리와도 참 닮아 있다.

현재 KBS 방송 작가로 활약하고 있는 박현향 작가는 2009년과 2010년 독특한 음악기획 시리즈로 모든 회 매진을 기록한 <천변살롱>의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이번에 연극 <서양식당 마이웨이>로 삶의 갈림길에 서서 자신만의 '인생 레시피'를 찾지 못한 사람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띄운다. 인생은 '서양식당 마이웨이'의 사람들처럼 진기 명기에 가까운 음식들을 먹고 뱉고 씹고 삼키며, 가끔은 토해내기도 해야 하는 것 아닐까.

그러다 보면, 자신만의 레시피를 찾고 비로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11월 5일부터 11월 14일까지. 마방진 극공작소. 02)762-0810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