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BICT PARALLAX VIEWPORT-182×182cm'
절대자의 시선 속에 인간 세상은 여전히 카오스(chaos, 혼돈)의 세상이 아닐까.

문명은 질서를 원했고, 질서는 선택을 필요로 했다. 수많은 가능성과 시점 가운데 선택된 단 하나의 줄기로 코스모스(cosmos, 질서와 조화의 세계)를 꿈꾼 인간. 그러나 이는 갖은 모순과 오류, 오해를 낳고 돌이킬 수 없는 혼돈을 낳았다.

작가는 이처럼 인간의 한정된 선택에 의해 대면할 수 없었던 수많은 가능성과 시점들을 병렬로 재구성한다. 선택되지 못한 관점을 되살리고, 공존할 수 없는 여러 관점들을 동시에 하나의 시공간에 담는다.

또한 작은 것들이 누적되어 역사를 만드는 과정 그 자체에 대해 탐구한다. 'QUBICT' 작품은 여러 관점들이 중복 선택되어 이율배반적인 상황을 연출하지만, 그 안에는 불가능만이 만들어 내는 무한한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SeMA 신진작가 전시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된 김용관 작가는 '시차적 표시영역' 시리즈로 회화와 설치를 병행한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물리적-역사적-관념적 가치의 병렬적 재구성에 주목한 이번 전시는 그의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예술관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다.

11월 18일부터 12월 15일까지. salon de H. 02)546-0853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