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id-Flexible_70×100'
무한한 공간으로의 확장을 목표로 하는 '구조'에 반해, '물성'은 자신의 밀도로 유한한 공간을 채워나간다. 작가 윤종주는 사각이라는 유한한 구조 안에 파라핀의 물성을 채워 넣는다.

파라핀은 빛과 색을 동시에 담을 수 있는 재료로, 유연하고 다루기 쉬운 약한 재료이지만 역으로 아주 섬세하다. 그에게 있어 파라핀은 투명함(빛)으로 불투명한 세계(색)를 이끌어내는 재료이다.

즉, 빛과 색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면서 윤종주만의 얼룩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작가는 파라핀의 물성을 이용하여 작품의 색면에 기존의 물질과는 다른 미묘한 깊이를 이루어낸다.

단순히 그러데이션을 통한 깊이감이 아닌, 파라핀이라는 물성 자체에서 실질적인 깊이를 찾아내는 것이다. 때문에 화면의 전체적인 단순함은 오히려 화면 전체에 드러나는 색면에 의해 무한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색채 그 자체가 갖는 한계와 미묘한 변화의 문제를 끊임없이 탐구해왔던 작가에게 이번 전시는 가장 친숙하면서도 고질적이었던 물성에 대한 탐구와 연구의 실현이며, 또 하나의 새로운 실험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12월 2일부터 12월 12일까지. 갤러리 진선. 02)723-3340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