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새만금'
자연은 오랜 시간 변화를 거듭해왔다. 그것은 생존의 문제였고, 온 인류와 생명은 자신을 포기함으로써 역으로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었다.

이는 약해짐을 통해 더욱 강해지고, 순응함으로써 최대로 저항하는 자연만의 생존법이었다. 여기 묵묵히, 또 한 번의 고비 앞에서 숨죽인 채 흐르는 땅이 있다. 개발에 대한 인간의 욕망, 환경이라는 상반된 가치관의 충돌로 지난 세월 숱한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던 땅, 새만금이다.

사진가 조대연은 지난 10여 년간 자신의 고향 땅이기도 한 새만금 개발 사업 현장 속에서 땅과 함께 흘렀다. 사진은 땅이 토해낸 온갖 결핍을 놓치지 않고 기록한다.

군데군데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욕망의 빈껍데기를 버겁게 소화시키는 땅은 그 자체로 파괴되어 종말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작가는 극도의 고통이 안겨주는 카타르시스를 작품 안에 함께 드러내 보인다.

땅은 인간 스스로가 마주하기를 꺼려했던, 혹은 인정할 수 없었던 자신의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토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고통스럽고 아픈 장면이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인류와 땅, 온 자연의 숙명이며 그렇기에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다.

그가 목도한 땅의 풍경들, 그 안에 흐르는 땅의 눈물은 슬픈 이미지로 혼재된 아름다운 풍경이다.

12월 7일부터 12월 12일까지. 류가헌. 02)720-2010



이인선 기자 kelly@hk.co.kr